토마스 홉스 심층 인문학 에세이 · Chapter 03
'최고선(Summum Bonum)'이란 없다: 쉼 없는 욕망의 릴레이
욕망이 끝나지 않는다면 행복은 만족의 정지가 아니라 무엇이어야 할까?
한눈에 답하기
홉스에게 살아 있다는 것은 계속 욕구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를 얻으면 미래의 욕구를 충족할 능력과 수단을 다시 찾습니다. 행복은 모든 욕망이 멈춘 최종 상태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계속 성취해 가는 과정, 곧 욕구가 한 대상에서 다음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나아가는 상태입니다.
본문 깊이 읽기
고대 아리스토텔레스나 중세 철학자들은 인생의 궁극적인 정착지, 즉 모든 욕망이 완전히 멈추고 영원한 평화를 누리는 '최고선'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홉스는 이를 환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살아있는 한, 완벽한 마음의 평정이나 최고의 만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이란 곧 운동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목표(대학 합격, 취업, 승진, 내 집 마련)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기쁨은 잠시뿐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목표를 향한 새로운 욕망이 솟구칩니다. 홉스는 이것을 결코 타락이나 죄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욕망에서 또 다른 욕망으로 끊임없이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명의 본질적인 증거입니다.
맥락과 뉘앙스
홉스는 인간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체로 이해하고, 감정과 욕망을 그 운동의 시작으로 설명했습니다. 그의 감정론은 개인 심리에서 멈추지 않고 경쟁과 불신, 명예욕이 어떻게 정치적 갈등을 만들며 공통 권력이 왜 필요한지까지 이어집니다.
이 설명은 끝없는 소비를 정당화하는 구호가 아닙니다. 욕망의 지속성은 권력 경쟁이 왜 멈추기 어려운지도 보여줍니다. 미래의 안전을 위해 더 많은 힘을 축적하려는 각자의 합리적 행동이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의 욕망론이 정치 제도의 필요로 넘어가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단순화하지 않기
홉스를 ‘인간은 본래 악하고 이기적이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중요한 부분을 잃습니다. 그는 연민, 호기심, 평화를 바라는 욕구도 인정합니다. 문제는 자원이 제한되고 서로의 의도를 확신할 수 없는 조건에서 합리적인 사람들조차 선제 공격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원전 길잡이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 1부 6장 · 홉스 자서전 및 『리바이어던』 1부 11장
파토스 편집부 · 최종 검토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