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 심층 인문학 에세이 · Chapter 01
27개의 질문으로 감정을 집대성한 『신학대전』의 웅장함
감정에 대한 수백 개의 반론과 답변은 왜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처럼 구성되었을까?
한눈에 답하기
스콜라 철학의 문답법은 결론을 먼저 선언하지 않습니다. 예상되는 반론을 가장 강한 형태로 세우고, 권위 있는 근거와 자신의 답을 제시한 뒤 반론 하나하나에 응답합니다. 감정론도 정념 일반에서 사랑과 미움, 희망과 두려움, 쾌락과 슬픔, 분노로 차례차례 이동하며 개념 사이의 관계를 검증합니다.
본문 깊이 읽기
토마스 아퀴나스는 중세의 지적 거인이자 백과사전적 사상가였습니다. 그의 대표작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에서 '정념론'은 질문 22부터 48까지, 모두 27개의 질문(Quaestio)과 수많은 세부 조항으로 이루어진 인류 지성사상 가장 정교한 감정의 건축물입니다.
당시 많은 종교인들은 감정을 '육체의 타락한 찌꺼기', '영혼을 더럽히는 위험한 유혹'으로 취급하며 오직 금욕과 참회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토마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주의 철학을 기독교 신학과 융합하여 혁명적인 선언을 던졌습니다.
'인간은 순수한 천사가 아니다! 육체와 영혼이 하나로 결합한 존재이기에, 감각을 통해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것은 인간성의 본질이자 신이 주신 아름다운 선물이다.'
맥락과 뉘앙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 제1부 제2편(I–II), 질문 22~48에서 정념을 질문–반론–답변의 치밀한 형식으로 다룹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과 윤리학을 기독교적 인간 이해 안에서 재구성하면서, 몸을 지닌 인간에게 감정은 우연한 결함이 아니라 감각적 욕구의 자연스러운 운동이라고 봅니다.
『신학대전』을 낡은 분류표로만 보면 이 형식의 교육적 힘을 놓칩니다. 토마스가 가르치는 것은 정답 목록뿐 아니라 반대 의견을 견디며 개념을 다듬는 법입니다. 나의 감정을 이해할 때도 첫 해석을 확정하기보다 ‘그렇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단순화하지 않기
중세의 ‘정념’은 현대 한국어의 수동적 격정과 정확히 겹치지 않습니다. 또한 욕망계와 분노계라는 분류를 뇌의 두 회로나 성격 유형처럼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이것은 선과 악이 쉽거나 어렵게 다가오는 방식에 따라 욕구의 운동을 논리적으로 구분한 체계입니다.
원전 길잡이
『신학대전』 제1부의 2권 (정념론, De Passionibus Animae, 질문 22~48) · 『신학대전』 Ⅰ-Ⅱ, q. 24, a. 1-3
파토스 편집부 · 최종 검토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