Ψ 파토스: 감정의 철학사

토마스 홉스 심층 인문학 에세이 · Chapter 01

스페인 무적함대의 포성 속에서 태어난 '두려움의 쌍둥이'

두려움이 한 철학자의 생애와 정치철학을 연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한눈에 답하기

홉스는 자신의 탄생을 스페인 무적함대에 대한 공포와 연결해 ‘어머니가 나와 두려움이라는 쌍둥이를 낳았다’고 회고했습니다. 이 문학적 자기 묘사는 내전과 종교 갈등을 겪은 그의 정치적 문제의식을 압축합니다. 안전이 무너지면 학문과 산업, 신뢰와 문화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통찰입니다.

본문 깊이 읽기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영국을 침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의 한 시골 마을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 극심한 공포 속에서 임산부 한 명이 예정일보다 일찍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그 아이가 바로 토마스 홉스였습니다.

훗날 홉스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극심한 두려움 때문에 쌍둥이를 낳으셨으니, 바로 나와 두려움(Fear)이었다.' 홉스는 영국의 처절한 청교도 내전과 국왕의 참수라는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시대를 직접 목격하며 91세까지 살았습니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해 그 어떤 철학자보다도 위선 없는 냉철한 해부를 감행했습니다.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근원적이고 강력한 동력은 도덕이나 이상이 아니라, 바로 죽음과 위험에 대한 솔직한 두려움이다!'

맥락과 뉘앙스

홉스는 인간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체로 이해하고, 감정과 욕망을 그 운동의 시작으로 설명했습니다. 그의 감정론은 개인 심리에서 멈추지 않고 경쟁과 불신, 명예욕이 어떻게 정치적 갈등을 만들며 공통 권력이 왜 필요한지까지 이어집니다.

전기적 일화가 이론을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홉스의 국가론을 개인적 겁의 산물로만 읽으면 치밀한 논증이 사라집니다. 두려움은 출발점일 수 있지만, 핵심은 공통 권력이 없는 조건에서 누구나 타인의 공격 가능성을 계산하게 되는 상호 불신의 구조입니다.

이렇게 단순화하지 않기

홉스를 ‘인간은 본래 악하고 이기적이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중요한 부분을 잃습니다. 그는 연민, 호기심, 평화를 바라는 욕구도 인정합니다. 문제는 자원이 제한되고 서로의 의도를 확신할 수 없는 조건에서 합리적인 사람들조차 선제 공격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원전 길잡이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 1부 6장 · 홉스 자서전 및 『리바이어던』 1부 11장

파토스 편집부 · 최종 검토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