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밀: 왜 『수사학』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 역사상 최초로 감정을 항목별로 낱낱이 해부한 철학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감정을 가장 깊이 연구한 저작은 윤리학 책이 아니라 『수사학(Rhetoric)』이었습니다. 수사학이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인데, 왜 철학의 거장이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강의하면서 인간의 감정론을 집대성했을까요?
고대 그리스 (기원전 384~322년) · 『수사학』 2권 · 『니코마코스 윤리학』 · 『시학』
화가 나는 진짜 이유는 손해 때문이 아니라 '무시당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감정도 다스릴 수 있습니다.
감정이란 어떤 변화를 겪음으로써 사람들이 판단을 달리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며, 고통과 기쁨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분노, 연민, 두려움과 같은 것들, 그리고 그 반대되는 것들입니다. — 『수사학』 Ⅱ.1, 1378a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 역사상 최초로 감정을 항목별로 낱낱이 해부한 철학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감정을 가장 깊이 연구한 저작은 윤리학 책이 아니라 『수사학(Rhetoric)』이었습니다. 수사학이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인데, 왜 철학의 거장이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강의하면서 인간의 감정론을 집대성했을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감정이든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면 그 정체를 엑스레이처럼 꿰뚫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꽃은 바로 '중용(Mesotēs)'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용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중간', '늘 화를 꾹 참고 무난하게 사는 회색분자'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중용은 산술적 평균이 아니라, 바이올린 조율사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 줄의 팽팽함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탁월함(Aretē)의 정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우리가 슬픈 영화나 비극을 보며 펑펑 울고 난 뒤, 왜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지고 정화되는지 설명합니다. 바로 그 유명한 '카타르시스(Katharsis)'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흔히 감정을 배제해야 할 결함처럼 여깁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감정이야말로 우리가 어떤 인간인지를 증명하는 영혼의 거울'이라고 가르칩니다. 당신이 무엇에 분노하는지를 보면 당신이 무엇을 정의롭게 여기는지 알 수 있고, 당신이 무엇에 눈물 흘리는지를 보면 당신이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